✍️NPC 거절 후의 허무함

호챈이의 세상탐방기 2025. 3. 26.

거절당한 건 처음이 아니었지만...

처음부터 큰 기대는 안 했었다.
"어차피 또 안 되겠지" 하는 마음도 있었고,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스스로를 그렇게 설득했었다.
그런데 막상 ‘거절되었습니다’라는 메일을 받은 순간,
생각보다 더 오래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냥 또 하나의 실패가 추가된 기분.
“내가 만든 건 그렇게도 가치가 없었을까?”
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누구도 나를 부정하지 않았는데,
나는 스스로를 또 깎아내리고 있었다.

거절은 누가 봐도 흔한 일이었다.
다른 사람도 많이 떨어졌고,
컨텐츠 방향이 안 맞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속이 쓰릴까?
나는 왜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걸까?
결과 자체보다,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내 태도와 감정이 더 괴로웠다.

“나는 왜 이렇게 나를 믿지 못할까.”
단 한 번의 거절이
내 존재 전체를 흔들 만큼
나는 지금도 불안정하다는 걸 느꼈다.
그게 더 서글펐다.

며칠이 지난 후,
다시 그 거절 메일을 열어봤다.
전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문장이
이젠 눈에 들어왔다.
"콘텐츠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다."

사실 맞는 말이었다.
나조차도 아직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누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거절은
나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정리하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다.

콘텐츠가 아니라,
이제는 나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로 했다.
거절당한 경험, 무기력했던 하루,
그리고 여전히 흔들리는 지금의 나.
그 모든 게
누군가에겐 공감이자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
이제는 믿고 싶다.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로,
오늘도 기록을 남긴다.
한 사람에게라도 닿을 수 있다면
이 글은 의미 있는 시작이다.

그게 일이든, 관계든,
혹은 당신 자신에게든…
거절의 기억은 생각보다 오래 남습니다.
하지만 그건
당신이 실패한 존재여서가 아니라,
그만큼 간절했기 때문이에요.

오늘, 그 기억을
글로 꺼내보는 건 어떨까요?
그게 다시 시작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어요.